다시 긴 항해를 떠나고 싶습니다
무엇을 새로 시작할지 분명한 아이디어도, 밑그림도 없습니다
나침반은 없고 밤하늘은 캄캄하지만,
당장 노를 저어 떠나지 않으면 영원히
과거라는 항구에 남겨지게 될까 봐 두렵기만 합니다
시간,
가장 두려운 단어였습니다
소멸과 동의어
혹은
희망과 양립하는 단어
이제 이 시간과 함께 떠납니다
붉은 석양에 차가운 검은 가슴 다시 물들고
어지럽히던 귓속 바람 소리가
이젠 마음 속 풍경
끊임없이 흔들어 주길.